로마의 평화와 그리스도의 평화
‘로마의 평화’라는 말은 ‘아우구스투스의 평화’가 변형된 말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로마의 원로원은 ‘평화재단’을 세우기로 결정하고, 그 재단을 당시 황제의 이름을 따서 ‘아우구스투스 평화재단’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때부터 ‘Pax Augusta(아우구스투스의 평화)’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철학자 세네카가 이 개념을 ‘Pax Romana(로마의 평화)’로 바꿔서 불렀다고 합니다. 이 Pax Romana는 로마의 군사통치와 긴밀하게 연결된 개념입니다. 당시 로마인들은 주피터신의 섭리에 의해 선택된 백성이라는 선민의식과 주피터로부터 무제한적인 영토를 수여받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의식은 로마로 하여금 끝없는 지배욕에 사로잡히게 하였고, 따라서 로마는 세력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또 다른 종류의 동전에는 코모두스 황제에게 월계관을 걸어 주는 빅토리아의 모습과 함께 그 황제의 발 밑에는 땅에 엎드린 채 포박되어 있는 포로의 모습, 그리고 황제를 태운 말이 왼쪽 발굽으로 포로를 짓밟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이 동전의 그림이 상징하는 것처럼 ‘로마의 평화’는 전쟁의 승리를 통해 쟁취하는 무장된 평화였습니다. 그 평화는 로마인에게는 승리의 평화지만, 피정복지 백성의 입장에서 볼 때는 굴욕의 평화요, 피로 물든 평화였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팍스 로마나’는 위장평화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로마는 자신들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 평화에 걸림돌이 되는 예수를 평화의 이름으로 합법적으로 제거한 것입니다.
그래서 성서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그분은 유대사람과 이방사람 사이를 가르는 담을 자기 몸으로 허무셔서 원수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하나님과 화해시키셨습니다.”(엡2:14-16) “하나님께서는…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로 평화를 이루셔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나 다 기쁘게 자기와 화해시키셨습니다.”(골1:20) 그리스도께서 중재자가 되셔서 하나님과 모든 피조물의 관계를 정상으로 복원시켰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그 샬롬은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요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참된 평화이며, 인류가 추구해야 할 지상의 가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제왕의 자리에 앉아서 호령한 적이 없는 분입니다. 오히려 낮고 천한 종의 모습으로 사심으로 만왕의 왕이 되신 분입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에서 권력으로 통치하신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정복자 메시아의 모습으로 오신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패배자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만민의 구세주가 되신 분입니다. 그러한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뒤를 따르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며,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언제 어디서나 평화의 일꾼(peace-maker)이 되어야 합니다. 강영선 한신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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